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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도호 ㅣ집속의 집 ㅣ 설치미술, 섬유예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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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30 03:38:57

 

[서도호 <집속의 집>관람후기]


2012.3.22~2012.6.3 삼성 리움미술관 전시 후기입니다.

설치미술에 대해 모르기에 선입견부터 갖고 있었던 저의 무지를 탈출하게 만든 전시로 인상깊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설치미술가 서도호님은 서울출생.서울대와 예일대 수학하셨고 부친이 한국화가 서세옥님이다.리움에서 현존 작가 유일의 전시를 갖고 앤디워홀의 관람객 수를 능가해서 주목 받았다

그가 살던 성북동의 힌옥을 모티프로 은조사의 천으로 실물크기의 집을 지었다.미국유학시절 한옥을 한·미간에 다리를 만들어 운반해 오고 싶었다는 그는 반투명 고운색감의 직물로 공간을 창조해 집을 지었다.이차원의 부드러운 직물로 지은 삼차원의 집은 천장에 매달아 있다. 바닥에 안착되지 못한 꿈같은 추억의 집이다.

섬세한 박음질로 공간감과 정교한 기와 격자무늬의 창살도 유연한 조직의 직물이다.
실물 크기의 건축물을 어떻게 설계와 건축이 이뤄 졌는지 궁금했다. 천정에 걸어 고정시킨 다큐멘타리를 시청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제작과정은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아마 그의 머릿속에 집의 설계도가 입체적으로 펼쳐있거나 그의 눈은 평면과 입체를 자유자재로 투시할수있는 특수한 기능이 있거나

창의적인 뇌는 늘 경이롭다.
그 경이로움이 범속한 대중에게 깊이와 새로움을 주기에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한다.
부드럽고 연약한 반투명 은조사를 꼼꼼히 박음질해서 디테일까지 살려 내부장식과 손잡이와 화장실까지 재현했다.

이 전시장을 거닐면서 직물의 유연성.. 부드러움으로 지은 건측물에서 딱딱한 콘크리트에
짓눌려있던 신경세포들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아련한 색감이 무채색 도시로부터 나를 자유케하고 부드러움과 유연함이 만드는 공간이 지친 육체를 어루만져 주는 것같았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고 괴테가 말했던가....영원히 부드러운 것이 인류에게 구원일 수 도 있을까
미국의 집은 같은 재질의 천이나 지상에 확고히 닿아있음으로서 지금 그가 발딛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같다.

미국 거주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한옥을 별똥별처럼 하늘에서 떨어져 부딪치게 하는 그의 상상은 문명의 충돌과 문화충격을 연상시킨다.

한옥과 미국 아파트의 만남.
무언가는 부딪치고 부서져야 만나는 것

진정한 만남은 다 부서진 면들과 떨어져 나간 파편들이 피와 상처의 잔해처럼 뒹굴고
부서진 면들의 접붙히기를 통해서만 가능함을 말하고 싶었을까

집이 그리움의 대체물이기에 현실로 데리고 올 방법은 추락하는 우주선의 도킹처럼 우주를 건너 온 한옥과 미국의 아파트의 만남이 예사롭지 않다.


집 속의 집은 house가 아니고 Home이다.
건물이 아니고 가정이다.
타국 혹은 고향의 주거 공간인 집은 조형 건축물이 아니고 가족이 살 맞대고 하나의 찌개를 같이 숟가락으로 떠서 먹고 속옷차림으로 어슬렁 거리고 생리 현상도 자연스럽게 해소하는 안락과 일상이 공간감으로 변환되어 나타나는 그 곳이 Home이다.

얼마전 서도호님을 한국의 현대 미술계의 거장으로 백남준,이우환과 함께 3대 미술인으로 손 꼽는 글을 본적이 있다.
서도호님의 부친이 한국화가인 점을 미루어 보면 한 분야에 큰 궤적을 남기려면 최소 2대는 되어야 뿌리깊은 독창성이 발현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남준님은 1932년생으로 타계하셨고 이우환님도 1936년생이시니 1962년생인 서도호님이 거장의 반열에 함께 이름을 올린다는 깃은 한 세대를 뛰어넘는 창작혼을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분 모두 이십대부터 각각 독일,일본,미국 등에서 수학,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신 공통점이 있다.

예술가는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에 부딪쳤을때 창작 욕구가 활성화 될 수있나 보다.
어떤 나라도 고향이고 동시에 타향일 수 있는 영원한 이방인적 기질을 작품에 쏟아 부어야 되나 싶기도 하다.

서도호의 집 속의 집은 house가 아닌 Home이 정서가 농축된 삶의 공간이고
부드러움이 우리 감성을 이완시킴을 새삼 일깨워 준다.


<참고.은조사란?
견직물의 일종으로 우리 나라에서 사용된 은조사는 국내산·중국산·일본산 등이었으며, 보통 여인들의 한더위 때 깨끼치마·저고릿감으로 사용되었다. 은조사는 반드시 안과 밖을 같은 감으로 겹쳐서 지어 입는다.

이와 같이, 겹으로 겹치면 옷감의 올과 올이 겹치며 ‘모아레문’이 천태만상으로 나타나는데, 그 무늬의 어울림이 시각적으로 시원할 뿐만 아니라 청아한 멋이 풍겨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경사는 생사, 위사는 연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익직이 위사투입 후 매번 되므로 평직같이 보이나 방공이 넓어 시원스러운 옷감이다.> 

 

출처 : https://band.us/band/67193671/post/1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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