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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色은 ‘노랑+회색’ ㅣ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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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07 02:20:18

팬톤, 22년만에 최초로 한 색 아닌 두 색 선정

“희망과 회복 꿈꾸는 ‘한 쌍’ 공존해야 의미 있는 것”


팬톤이 ‘올해의 색’으로 꼽은 ‘희망’의 노랑과 견고한 ‘회복 탄력성’을 뜻하는 자갈빛 회색은 패션계에서 먼저 ‘찜’했다. 노란 원피스로 눈길을 끈 프라다의 2021 봄여름 의상(왼쪽), 회색 정장에 형광 노랑 상의로 포인트를 준 발망 2021 봄여름 의상. /프라다·발망


희망은 어둠 속에서 꽃피운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지난 2020년 세밑에 전해진 백신 소식은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매년 ‘올해의 색’을 발표하며 그해 색상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도 이 점에 주목했다. 

지방시 2021 봄여름


팬톤이 꼽은 2021년 ‘올해의 색’은 ‘얼티밋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 이들이 이름 붙인 색상을 우리말로 쉽게 풀면, 견고한 바닥 느낌의 회색과 태양빛이 스며든 밝은 노란색이다. 팬톤 측은 “견고한 회색은 평온함과 안정감, 회복 탄력성을 의미하고, 밝은 노란색은 낙관주의와 희망, 긍정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1999년부터 ‘올해의 색’을 발표한 팬톤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페어링(pairing·한 쌍)’했다.

지난 2016년 로즈쿼츠(연분홍)와 세레니티(옅은 하늘색), 두 색상을 ‘올해의 색’으로 발표한 적은 있지만 ‘공존해야 의미 있다’고 설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번 팬톤 컬러를 ‘터널 끝의 빛’이라고 표현했다. “무지개 넘어 날아가는 파랑새”(노래 ‘오버 더 레인보우’ 가사)를 노래하며 ‘희망’을 부르짖었던 비운의 할리우드 스타 주디 갤런드를 떠올리게도 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명곡 “행복해지자”(Get happy·1950)가 메아리친다. 

SALVATORE FERRAGAMO 2021 pre-fall, Photography by Luca Khouri


팬톤 색채 연구소에서 미국 뉴욕타임스와 손잡고 매해 발표하는 ‘올해의 색’은 전문가 위원 10명이 사회현상과 대중문화 등을 바탕으로 ‘시대정신’에 맞게 선정한다. 각종 해외 연구 조사에 따르면 감각 지각의 최대 87%를 색상이 차지할 정도. 색상은 소비 심리를 비롯해 인간 감정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팬톤이 발표하는 ‘올해의 색’은 패션⋅뷰티⋅홈인테리어⋅가전⋅식품 등 전방위 트렌드를 주도하며 컬러 마케팅의 대명사가 됐다. 

발망 2021 봄여름


팬톤이 내놓은 ‘희망과 회복’이라는 키워드는 각종 해외 매체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환영받고 있다. 희망찬 노란색으로 집 안에 포인트를 주는 인테리어 비법, 노란색 음식을 좀 더 맛깔나게 보이게 하는 방법, 각종 노란색 액세서리로 발랄하게 보이기 등 다양한 제안이 등장하고 있다. 반대로 ‘클래식 중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회색 바지나 정장 등으로 차분하고 당당하게 보이는 방법 등도 쏟아진다.

예년 같으면 팬톤 색상에 맞춰 패션도 새로운 색으로 갈아입을 법한데, 패션계는 이미 예견한 듯하다. 지난해 가을 열린 ‘2021 봄여름’ 패션쇼나 얼마 전 열린 ‘2021 프리폴(pre-fall) 패션쇼’에 이미 노란색과 회색 테마 의상이 마치 손잡은 듯 대거 쏟아졌기 때문이다. 노란색과 회색 조합을 ‘빛과 그림자’라는 테마로 가장 능숙하게 다루는 프라다가 대표적. 발망은 네온 느낌의 레몬색과 회색 의상으로 쇼 무대를 장식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돌체 앤 가바나, 엘리 사브, 발렌시아가, 모스키노 등 유명 브랜드는 눈부신 햇살처럼 빛나는 노란색을 주요 컬러로 택했다. 반면 엠포리오 아르마니, 막스마라 등은 진중한 회색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패션계에선 “지난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노란 미모사가 ‘올해의 색’으로 꼽힌 바 있다”면서 “국경 폐쇄와 자가 격리 등으로 침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깨고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그림자 속에서 빛을 찾아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막스마라 2021 프리폴


막스마라 2021 프리폴


프라다 2021 봄여름


돌체앤가바나 2021 봄여름


SALVATORE FERRAGAMO 2021 프리폴, Photography by Luca Khouri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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